| [GALLERIES] BHAK
2021.7.1 – 7.20
yissho 오시영
현대미술 선도기업 BHAK(비에이치에이케이, 대표 박종혁)가 떠오르는 신진작가 yissho의 개인전 ‘흙이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를 개최한다고 5일 밝혔다.
회화작가이면서 타투이스트이기도 한 yissho(오시영)는 이번 전시에서 죽음 그 자체와 삶 너머의 풍경을 작품으로 선보인다. 죽음을 인식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삶의 가치를 인식하고 배우기 위함이라는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도처에 감염과 죽음의 불안이 만연한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전시 제목인 ‘흙이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는 티베트 불교에서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과정과 현상을 표현한 문장 중 하나다. 티베트 불교에서 죽음을 이르는 다른 문장들도 ‘가라앉는다’는 표현을 공통적으로 사용한다. yissho는 죽은 자를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티베트 불교 경전인 <티벳 사자의 서>에서 영감을 받아 작품을 탄생시켰다.
yissho가 ‘죽음’과 ‘가라앉음’에 주목하는 이유는 장애를 남긴 어린시절 사고 때문이다.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음의 경계와 마주한 그에게 죽음의 감각은 ‘가라앉음’이었다. 사회성이 길러질 시기에 새하얀 병실에 고립되어 여러 차례의 절개와 봉합으로 다른 형태로 바뀌어 간 다리는 사회와의 소통을 가로막으며 내부적인 추락을 경험하게 만들기도 했다.
미묘한 이질감과 ‘못 그린 그림’ 같은 인상은 작가가 살아가는 시공간에 대한 인정과 해석에서 나온다. 색약을 가지고 있어 색을 인지하는 능력이 보편적 기준에 비해 부족하다는 불안감으로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세상을 보는 자신의 눈을 신뢰하지 않았다. 대신 형상마다 공식을 세워 계산하고 암기하는 자신만의 엄격한 방법론을 축적했다. 그러나 이제 그는 더 이상 보이지 않는 것을 애써 보려 하지 않는다. 대신 자신의 불완전함을 작업의 정체성으로 삼았다. 신체와 내면이 부드럽고 연약할수록 작업의 화면과 도상 그리고 프레임을 더욱 화려하고 단단하게 직조하여 자신만의 스타일을 창조한 것이다.
이번 전시와 작품들은 안과 밖이 일치하지 않거나, 애매하게 머뭇거리거나, 추락하고 있는 조악한 죽음의 풍경을 보여준다. 하지만 작가는 단지 죽음과 절망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올바른 죽음’이 무엇인지 고민하며 동시에 ‘올바르게 살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BHAK 박종혁 대표는 “yissho는 BHAK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신진작가 중 한 명이다. 꺼려질 수 있는 소재를 무덤덤하게 풀어내는 작가만의 표현방법을 감상하다 보면 죽음이 공포가 아니라 흙이 물에 가라앉는 것과 같은 자연스러운 섭리로 다가오게 된다.“며 ”검은 벽으로 둘러 쌓인 캄캄한 공간이 선사하는 적막 속에서 죽음의 의미와 삶의 가치에 대해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을 가져 보시길 바란다.”며 개최 소감을 밝혔다.
한편, ‘흙이 물 속으로 가라앉는다’의 전시 서문은 이민훈 평론가가 썼으며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후원을 받아 개최된다. yissho의 개인전은 7월 20일(화)까지 한남동 BHAK 지하 전시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BH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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