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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자연 그리고 오브제

  • no2022.10.07 – 11.02
    유선태

 

2006년부터 그의 전 작업에 제목으로 붙는 ‘말과 글’ 은 사전적인 정의를 초월하여 양가적 특성을 지닌 단어로 작가가 다루는 모든 작품의 소재가 대척을 이루지 않고 화면 안에 조화롭게 구성됨을 의미한다. 준법으로 그려낸 자연 경관과 추상성을 지닌 배경, 곳곳에 부유하는 상징적인 물건들, 우드 프레임 그리고 그가 손수 든 오브제가 연결점을 이루어 작품 전체의 순환을 도모하고, 초현실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책 위에서의 명상, 말과 글,130.3x162cm, Acrylic on canvas, 2022

이러한 몽환적인 분위기에 주목할 것은 연결점이 없는 사물들이 중력과 시점을 무시한 채 부유하고 있지만 조형적으로는 화면 안에 단단하고 매끄럽게 안착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작가가 꿈꾸었던 심상 속 이미지들을 탄탄하게 구축하고, 사물에 대해 깊이 사유하며, 이원적 개념들이 충실하게 조형적 논리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자신의 심상에 떠오르는 이미지 조각들을 화면에 구성하여 그가 본 환영을 그대로 투영하고 보여주고자 하는데 이는 그의 예술적 지향점과 회화의 기초적인 구성요소를 성실히 작품에 반영하고자 했던 페인터로서의 순수한 자세와 동심 어린 작가의 성향에서 기인할 수 있겠다.

말과 글, 내나이 19세, 65x53cm, Acrylic on canvas, 2022

이번 전시는 이전 연작과 동일한 맥락으로 이어진 전시로서 ‘꿈’, ‘자연’, ‘오브제’라는 주제로 설명된다. ‘꿈’은 회화가 우리에게 제공하는 평평한 물리적 공간을 뛰어넘는 환영으로써의 회화를 의미하는 단어로 사용된다. 여기에서 프레임은 작가의 생각을 정리 시켜주는 개념의 틀이며, 배경의 풍경 이미지는 실제의 자연은 아니나 자연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의 경지와 유사한 개념으로써의 ‘자연’이라는 단어로 묘사된다.

말과 글, 나의 아뜰리에, 72.7×60.6cm, Acrylic on canvas, 2022

마지막으로 종이와 메탈로 이루어진 사람 형상의 ‘오브제’는 2차원 평면과 3차원 입체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가 자신을 의미하는데 이 세가지 단어의 연결 고리를 상상하면서 작가가 화면 속에 두었던 포인트를 찾는 것이 전시의 묘미가 될 것이다.

말과 글, 신기루, 72.7×60.6cm, Acrylic on canvas, 2022

결국 그의 작품은 여러가지 개념들 사이에서 작가 자신이 자기 자리를 잡는 이야기이고 그리고 우리가 우리의 자리를 잡는 이야기인 것이다. 말과 글 사이에서, 자연과 자연과 비견되는 아름다움을 지닌 가공의 자연 이미지 사이에서, 꿈과 현실 사이에서, 물질과 비물질 사이에서 자리잡듯이, 그리고 상상의 세계 속을 산책하고 거기서 자신의 균형점을 찾기 위해서 정신이 현실을 떠나는 바로 그 장소에 자리를 잡는 이야기이다. 유선태는 가상의 공간에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즐기고 스스로 여행한다고 표현하는 그 시간 안에서 액센트를 주는 것을 즐긴다. 각각의 사물을 정의하는 단어는 하나로 부족하다고 말하는 작가는 작업에 다층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보는 이에게 개별적이고도 생경한 명상의 풍경으로 인도한다.

말과 글, 나의 아뜰리에, 60.6×72.7cm, Acrylic on canvas,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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